《영웅문》 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 여럿 있다고 들었으나, 소설의 감동을 망칠까봐 그 동안 안 봤다. 마음 속에 고이 간직한 첫 사랑이 깨질까 두려운 것처럼.
최근에 《뮬란》의 유역비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녀가 출연한 2006년판 《신조협려》를 보기로 마음먹었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봐 나갔다.
초반부는 누구 말마따나 '고금을 통틀어 유역비보다 《신조협려》의 소용녀에 맞는 사람이 없다'는 말에 공감하며, 감탄하며 봤다. 선녀와 같은 유역비의 미모가 소용녀의 차가운 이미지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중반부터 유역비 외에도 등장 인물들의 연기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실 대규모 전투 씬의 엑스트라 빼고, 대사를 하는 모든 등장 인물의 개성이 살아있다.
자연 풍광도 아름답게 그려냈고, 어색한 CG지만 과도하지 않아 거슬리지 않았다.
종반부에 양과와 소용녀의 애절한 사랑을 보니, 마음 깊숙이 켜켜이 쌓여있던 옛날 감정이 분출되는 것이 아닌가! 소설에서 느꼈던 그 감동이 전해오는 것이다~~
41화가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게 재밌었다. 《사조영웅문》, 《의천도룡기》도 잘 만들어진 해의 작품을 봐야겠다.